의사 네트워크로 병원 도착률 높인다

입력 2023-07-31 18:19   수정 2023-08-01 00:34

국내 인천지역 뇌 수술 전문의 30여 명이 모인 단체방에 오전 9시27분 환자를 의뢰하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뇌출혈 때문에 혈관을 막아주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하려 했지만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시술 후 입원할 병동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글이 공유된 지 4분 만인 9시31분. 한 병원에서 격리병실에 입원 가능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환자는 바로 이송돼 시술 후 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께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구축한 ‘단체방’을 통해 환자를 살린 사례다. 정부가 이런 의사들 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한다. 네트워크 구성 비용을 지급하고 안정적인 플랫폼을 조성해 심장 등 다른 질환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은 31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 관계 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종합계획은 2018~2022년 시행한 첫 번째 계획에 이은 두 번째 5년치 계획이다.

5년간 정부는 ‘24시간 어디서나 심·뇌혈관 질환 걱정 없는 건강한 일상’을 할 수 있도록 중증 응급환자 치료 시스템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심근경색 환자가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도착하는 비율을 48%(2022년)에서 58%(2027년)로, 뇌졸중 환자는 52%에서 62%로 높이는 게 목표다.

핵심은 의사 간 네트워크다. 119 신고 후 응급실 당직의사가 환자 치료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현 시스템을 넘어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대동맥박리 등은 전문의가 직접 네트워크를 구성해 환자 의뢰 등을 하도록 돕기로 했다. 정부는 최소 7명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당 1억9000만~2억7000만원을 지급한다.

심·뇌혈관 질환 고위험군은 17만원 정도인 경동맥초음파 검사와 심전도검사 등을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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