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인플루언서 잔나 삼소노바가 사망했다. 향년 39세.
1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말레이시아에서 이국적인 과일만 먹으며 살던 잔나 삼소노바가 생을 마감했다"며 "그의 친구들과 가족은 '삼소노바가 굶어 죽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출신 인플루언서 삼소노바는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채식 라이프를 올리며 수백만 명의 팔로어 수를 보유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지내면서 현지 과일을 먹는 '먹방' 콘텐츠를 선보여 왔다.
삼소노바의 한 지인은 뉴스플래쉬에 "몇 달 전 스리랑카에서 그와 만났을 때 다리가 부어 림프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며 "이미 지쳐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치료를 위해 집으로 보냈지만, 삼소노바가 도망쳤고, 푸켓에서 다시 마주쳤을 때 무서울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삼소노바의 위층에 살았다는 친구는 "매일 아침 삼소노바의 시체를 발견할까 두려웠다"며 "치료받도록 설득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삼소노바의 어머니는 딸의 죽음에 "콜레라와 같은 감염이 아니겠냐"고 의심했지만, 공식적인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삼소노바는 지난 4년 동안 과일, 해바라기 씨, 과일 스무디와 주스 등만 먹는 등 육류를 전혀 섭취하지 않는 '비건' 채식을 했다. 삼소노바는 자신의 제한적인 식사 요법을 전하면서 "내 몸과 마음이 매일 바뀌는 걸 본다"며 "나는 나의 새로운 모습을 사랑하고, 이전에 사용했던 습관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푸드인플루언서에서는 삼소노바가 또래보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외모 때문에 채식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노안이 패스트푸드와 같은 '정크 푸드' 때문이라고 생각해 이를 멀리하게 됐다는 것. 이후 삼소노바는 자신만의 채식 레시피를 공유하며 인플루언서로 영향력을 키워갔다.
하지만 삼소노바의 지인들은 이 같은 극단적인 식습관이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고 봤다. 한 친구는 "삼소노바는 우리 눈앞에서 녹아내리고 있었지만, 그는 '모든 것이 괜찮다'고 믿었다"며 "명랑한 눈빛, 화려한 헤어스타일이 어리석음으로 고통받는 몸의 무서운 광경을 보상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생야채, 과일을 섭취하는 건 체중 감소, 심장 건강 개선과 당뇨병 위험 감소 등 여러 건강상의 이점이 있지만, 뼈에 필요한 칼슘과 비타민D 결핍 등 문제도 있다고 헬스라인은 지적했다. 특히 이런 식단이 장기화되면 빈혈, 신경계 손상, 불임 등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극단적인 채식으로 아사한 사례는 삼소노바가 처음은 아니다. 삼소노바에 앞서 미국 플로리다의 비전 채식주의자 쉘리아 오리얼리는 지난해 18개월 된 아들에게 소량의 과일과 채소만 먹여 굶겨 죽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삼소노바의 추종자 중에는 채식 식단이 아닌 그가 먹은 과일의 화학물질 때문에 사망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삼소노바 유족들은 공식 사인을 결정할 의료 보고서와 사인 증명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