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민사단)이 탈모 관리 제품에 불법 원료를 섞어 제조·판매한 강남의 유명 탈모센터를 적발했다.
1일 민사단에 따르면 해당 탈모센터에서 판매한 제품에는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의약품 성분인 미녹시딜이 다량 검출됐다. 미녹시딜 부작용으로는 피부 트러블, 두통, 다모증, 비듬, 두피 간지럼증 등이 있다.
또 탈모 관리 제품은 관할 관청에서 인·허가받은 제조업자가 위생적인 시설과 환경을 갖춘 곳에서 기준에 맞는 정량을 섞어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에 적발된 제품은 업주 A(61) 씨가 본인 소유의 연구소에서 직접 만들어 치료·예방 효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A씨는 경기 이천에 있는 화장품 제조업소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든 제품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충남 홍성의 연구소로 납품받아 제품 뚜껑을 열고 3∼4g의 미녹시딜 가루를 넣어 제조한 뒤 탈모센터 고객들에게 택배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과 상담할 때는 모발검사 결과가 7일 후 나오고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10일 후 배송된다고 안내했으나 실제로는 모발 검사를 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제품을 만든 후 발송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고객들에게는 7일 후 '고객님의 검사 결과가 저희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문자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모발검사를 한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A씨는 이런 식으로 불법 제조한 화장품 두 종류에 샴푸, 에센스 등을 한 세트로 묶어 24만원에 판매하는 등 2019년 7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총 39억원 상당의 제품 4만6천여개를 유통시켰다.
다만, A씨는 2016년께 후배로부터 미녹시딜 가루를 받아 약 4년간 보관하고 있다가 2020년께 홍성의 연구소에서 이를 사용해 약 2년간 1천600개 정도를 팔았다고 주장 중이다.
민사단은 A씨를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화장품법 제15조와 36조에 따르면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수입·보관·진열할 경우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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