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 서울아파트 전용면적 139㎡는 50억원에 육박하며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값을 앞질렀다. 여의도를 ‘한국의 맨해튼’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 개발계획 발표 이후 초고층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아파트값도 급등하고 있다. 시범·한양·수정 등 재건축 단지의 3.3㎡당 일반분양가가 6000만원대로 예상돼 분양 시점에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버금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의도 서울은 다른 지역 재건축 단지보다 더 높게 지을 수 있다. 다른 지역은 통상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이 300%까지 부여되지만, 이 단지가 속한 일반상업지역은 법적상한용적률이 800%에 달한다. 여의도 서울은 사업성이 좋아 분양수익을 환급받는 것도 가능하다. 단지가 192가구에 불과해 임대주택 등 각종 기부채납 조건을 정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적용을 피해 건축법으로 재건축할 수 있다. 시세가 유독 높게 형성되는 이유다.
여의도 삼부 전용 135㎡도 지난달 27억원으로, 3월(23억원)보다 17% 넘게 올라 신고가를 다시 썼다. 대교는 6월 전용 95㎡가 20억원으로, 한 달 만에 2억원 넘게 뛰었다. 한양 전용 149㎡도 6월 24억원에 손바뀜해 지난해 3월 최고가(25억8000만원)에 근접했다.
서울시가 여의도를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재건축 사업성을 높여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4월과 5월 여의도아파트지구와 금융중심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모든 단지의 용도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이나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해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된 단지는 전체 14곳 중 한양·목화·삼부 등 10곳에 달한다.
분양 시점에는 이들 단지의 일반분양가가 1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정비업계 전망이다. 여의도 시범은 3월 최고 65층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돼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한양도 지난해 8월 KB부동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고 1월 최고 54층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여의도 공작(조감도)도 작년 9월 최고 49층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임대 분양 중인 브라이튼 여의도를 기준으로 향후 분양가가 매겨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를 짓게 건축비가 큰 폭으로 오르고 공사 기간도 길어진다”며 “여의도는 일반분양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3.3㎡당 시세가 1억원을 넘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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