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스타링크 등장…원조 머스크에 도전장

입력 2023-08-01 18:02   수정 2023-08-02 00:54

위성 인터넷 개발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우주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의 일론 머스크(사진)가 저궤도 위성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가자 중국은 국가 차원의 ‘궈왕(국가 네트워크)’ 프로젝트로 대응하고 있다.

1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판 스타링크 사업인 궈왕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중국 과학자 추웨이는 “미국 스타링크는 ‘인클로저 운동’의 우주 버전”이라고 언급했다. 인클로저 운동은 공동으로 이용해온 토지에 울타리 등을 쳐 사유지로 만든 역사적 사건이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추웨이는 또 “스타링크는 위성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 지구 저궤도를 혼잡하게 하고, 다른 국가의 우주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위성 인터넷은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쏘아 올려 지구 전 지역에 인터넷을 보급할 수 있는 기술이다. 머스크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4500개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 장기적으로 4만2000개의 위성을 띄워 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에 맞서 궈왕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지구 저궤도가 스타링크 위성에 장악되기 전에 중국의 위성을 쏘아 올려두기 위해서다. 2027년까지 약 1만3000개의 위성을 띄우고, 최종적으로 4만 개를 배치해 미국에 대항하는 게 목표다. 스타링크와의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미국 위성보다 저궤도에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 당국이 저궤도 위성 사업을 서두르는 이유는 미군과 스타링크의 연관성 때문이다. 추웨이는 “스타링크 위성은 항법 신호를 방해하고, 고정밀 타격을 가능하게 하며, 궤도에 있는 우주선을 파괴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며 “미국이 스타링크와 협력해 우주 기반 방어 및 공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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