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당관세가 적용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외국산 닭고기가 육계 시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닭고기 1㎏은 소매 시장에서 6349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6271원)보다 1.2%, 작년(5702원)보다는 11.3% 비싸졌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생닭도 한 달 새 가격이 상승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생닭 1㎏은 8000~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보다 1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런 흐름은 수입 닭고기와 소비자가 주로 구매하는 닭고기의 사용처가 다른 데서 나온다. 수입 닭고기는 뼈 없는 순살, 냉장이 아니라 냉동 상태로 국내에 들여온다. 대부분 외식업체에서 쓰이거나 가공식품 제조에 활용된다.
반면 삼계탕이나 닭볶음탕을 만들기 위해 가정에서 주로 구입하는 닭은 국산 냉장 닭고기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여름철은 보양식 수요가 증가해 생닭 가격이 오르는 시기”라며 “수입 냉동육이 생계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닭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사육장 온도를 27도 미만으로 유지하기 위해 냉방장치를 가동해야 한다. 이런 비용 때문에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폐업이 잇따르는 실정이다.
지난달 중순에는 한반도 중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종계(번식을 위한 닭)가 집단 폐사했다. 이는 병아리 입식(병아리를 가져와 키우는 것) 마릿수 감소로 이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7월 병아리 입식 마릿수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육계 도축 마릿수도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는 “외국산에 할당관세를 적용하지 않았다면 닭고기값이 더 올랐을 것”이라고 했다. 외식업계의 육계 수요 일부를 외국산이 대체해 국산 닭고기값 상승을 일부 방어할 수 있었다는 논리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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