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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임의 소비재 기업들이 2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소비가 둔화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깬 것이다. 미국의 임의 소비재 기업은 2분기에 다른 업종을 능가하는 성적표를 공개했다.
○임의 소비재 기업 실적, 추정치 13% 상회
지금까지 미국 상장사의 3분의 1가량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 임의 소비재 기업의 실제 실적이 시장 추정치를 13.3% 이상 웃돌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임의 소비재는 경기 등에 따라 소비량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임의 소비재 기업의 매출은 추정치보다 30억달러 많았다. 다른 업종의 성적을 크게 앞지르는 성과다. 임의 소비재를 제외한 S&P500 11개 업종의 2분기 실적 평균값은 시장 추정치를 7% 웃돌았다.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은 추정치를 약 2.1% 웃돌며 가장 저조한 성과를 냈다.
향초 브랜드 양키캔들, 캠핑용품 브랜드 콜맨 등을 보유한 뉴웰브랜즈(티커 NWL)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24달러로 월가 추정치인 0.13달러를 84%가량 웃돌았다. 운동화 브랜드 기업 스케쳐스(SKX)의 2분기 EPS도 0.98달러를 기록하며 전문가 추정치를 82%가량 웃돌았다. 제과업체 몬델리즈(MDLZ)의 EPS 증가율도 13%를 기록하며 추정치(3%)를 넘겼다.
임의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의 주가도 좋았다. S&P500 임의 소비재 지수는 지난 3개월간 18%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9.81% 올랐다. S&P500 필수 소비재 지수는 2.18% 하락했다. 경기 민감주로 분류되는 임의 소비재가 방어주인 필수 소비재를 주가 상승률에서 앞지른 것이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 둔화세가 가팔라질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측도 빗나갔다. 보통 인플레이션 때문에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 소비자들은 임의 소비재 구입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미국 민간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17로 집계되며 202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신뢰지수가 높을수록 경제 전망이 낙관적임을 뜻한다. 향후 6개월에 대한 전망인 기대지수도 88.3을 기록하며 침체 척도인 80을 웃돌았다. 존 바움가트너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지 않았다”며 “신흥시장에서도 판매량이 증가하며 임의 소비재 기업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탄탄한 소비
미국의 견고한 소비를 기반으로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연 5%대여도 미국의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4%(연율)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활동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는 1.6% 증가했다. 에릭 룬드 콘퍼런스보드 이코노미스트는 “대량실업만 없다면 올 연말까지 소비자들이 지출을 크게 줄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내다봤다.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커지자 미국 월스트리트에선 S&P500지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는 올 연말까지 S&P500지수가 4900선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레디트스위스(4700), 펀드스트랫(4825) 등도 지수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1일 종가(4576.73)나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4245)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스콧 크로넛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S&P500지수의 하락을 일으킬 수 있는 걸림돌이 모두 제거됐다”며 “올 연말까지 주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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