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자동차 인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가솔린 모델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단계의 차량이란 인식도 있지만, 올 상반기 판매 증가율은 전기차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여전히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는 데다,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부담도 계속되면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친환경차는 총 26만4249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한 수치인데, 뜯어보면 하이브리드의 증가율이 높았다. 올 상반기 17만6699대가 판매돼 지난해 상반기보다 36.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는 16.2% 늘어난 7만8841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의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신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는 올 상반기 기준 134만6821대로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2575만7201대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2%로 전년 상반기(4.6%) 대비 0.6%포인트 커졌다.
하이브리드가 가솔린 모델을 추월한 차종도 있다. 현대차 그랜저의 상반기 판매 대수는 6만2970대였는데 이 중 3만3056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반기 기준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가솔린 모델보다 많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 K8도 올 상반기 팔린 2만5155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판매량 1만5999대로 60%를 웃돌았다. 쏘렌토 역시 상반기 3만6558대 판매됐는데 그중 2만3496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기아 쏘렌토, 르노코리아 XM3 이테크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한 번 주유하면 실주행거리가 1000~1200km까지 나오는 등 공인연비 대비 실제 주행거리가 훨씬 길다는 입소문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 관심을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비효율에 대한 소비자들 관심이 커지면서 하이브리드 인기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전환 추세는 거스를 수 없지만 하이브리드 역시 사라지지 않고 전기차와 함께 지속 성장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계속 내놓고 있다.
기아는 연내 출시를 앞둔 미니밴 카니발의 부분변경 차량에 처음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현대차도 오는 2025년 팰리세이드 완전변경 모델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예정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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