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수장들이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직접 현장 챙기기에 나섰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다간 성장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3일 대만 신베이시에 위치한 쇼핑센터 ‘글로벌몰 반차오역’에 대만 1호점 문을 열었다. 이 매장은 132㎡(40평)의 규모로 교촌의 대표 메뉴를 비롯해
한국 식문화인 '치맥'(치킨과 맥주), '치면'(치킨과 볶음면) 등을 선보인다.
대만 1호점 개점식은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직접 챙겼다. 지난해 말 권 회장이 현업에 복귀한 후 첫 해외 진출인 만큼 이번 매장을 새로운 글로벌 매장의 표본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3곳 중 상대적으로 뒤늦게 글로벌 사업에 시동을 건 교촌은 올해부터 해외 매장 확대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오는 10월에는 타이페이 최고상권에 2호점을 내고 연내 3호점까지 개점할 계획이다. 현재 교촌은 7개국에서 총 67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최근 남미에 위치한 파나마로 출장을 떠났다. 지난 2일 파나마 2호점인 '알브룩점' 개점식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BBQ가 지난 5월에 개점한 파나마 1호 샌프란시스코점이 하루 평균 매출 5000달러를 올리며 'K치킨' 사업성을 확인한만큼 향후 중남미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세계 57개국에서 7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BBQ는 파나마에 이어 코스타리카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달 세계 3대 명문 요리학교로 꼽히는 미국 'CIA 요리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인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CIA에 장학금 지원, 치킨버거 대회 등을 통해 협업을 모색했다.
박현종 bhc 회장도 최근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출장을 다녀왔다. 박 회장은 브랜드와 메뉴 개발를 위해 정기적으로 직접 해외 시장 조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bhc가 국내에 들여온 미국 햄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의 경우에도 박 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본사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국내 외식업계는 이미 레드오션 시장인데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후 배달기반의 치킨 프랜차이즈가 정점을 쳤다는 위기의식이 많다"며 "글로벌 시장이 성장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사업이기 때문에 최고 경영자들이 매장 개점까지 챙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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