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교권 침해 중 학부모에 의한 것이 학생이 한 것보다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단체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권을 보호하는 법·제도 마련' 등 5대 정책을 요구했다.
3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부모의 악성민원,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5대 정책을 발표했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수업방해 등 문제행동 시 교실 퇴장, 별도 공간 이동, 반성문 부과 등 실질적 방안을 담은 교육부 고시를 조속히 마련해야한다"며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권을 보호하는 법·제도 마련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함께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근절할 대책 마련 △학교폭력 범위를 축소·재정립하는 법 개정 △학생인권조례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한국교총은 지난달 25일부터 9일간 온라인으로 교권 침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결과 총 1만1628건의 교권 침해 사례가 접수됐다. '교권침해' 사례 가운데 학부모가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거나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유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침해 대상별로 보면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전체의 71.8%(8344건)로 학생에 의한 침해(28.2%·3284건)보다 2배 이상이었다.
유형별로는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악성 민원을 제기한 경우가 57.8%(6720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생으로부터 폭언·욕설을 듣는 경우가 19.8%(2304건), 업무방해·수업방해를 받는 경우 14.9%(1731건), 폭행 6.2%(733건), 성희롱·성추행 1.2%(140건) 순이었다.
많은 경우가 교사의 잘못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책임을 전가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체험학습 중 간식을 사먹을 돈이 없어 밥을 사달라고 하는 학생에게 교사들이 밥을 사주자 학부모가 '아이를 거지취급했다'며 사과와 함께 정신적인 피해보장을 요구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실에서 걷다가 자기 발에 넘어서 반깁스를 한 학생의 학부모가 교사가 안전을 책임지지 않았다며 매일 아침 집앞까지 차로 데리러 올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충북의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선생님에게 '임신시키고 싶다', '먹고싶다' 등의 성희롱을 한 것으로 신고됐다.
정 회장은 "학교현장이 얼마나 절박한 상항인지를 보여준다"며 "범정부 차원의 대책과 함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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