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검증위 "초전도체 특징인 '마이스너 효과'와 달라"

입력 2023-08-03 16:51   수정 2023-08-03 22:19


국내 초전도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최근 국내 한 연구소에서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물질 LK-99를 상온 초전도체라고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린 이유에 대해 "초전도체의 특징인 마이스너 효과와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3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는 3일 관련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검증위에 따르면 초전도 현상은 특정 물질이 전기 저항이 없어지고 내부 자기장을 밀어내는 '마이스너 효과'를 보이지만, LK-99 관련 영상과 논문에서는 이 마이스너 효과가 포착되지 않았다고 한다.

예컨대 이 물질을 만든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지난 3월 공개한 영상에서 LK-99를 매달아 두고 자석을 가져다 대면 반발하는 모습은 구리 등 초전도체가 아닌 물질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게 검증위의 설명이다.

또 검증위는 초전도체가 공중에 부양된 채 고정되려면 마이스너 효과와 함께 초전도체가 자석 위 특정 위치에 머무른 채 고정되는 '자기 선속 고정(플럭스 피닝)' 효과가 나타나야 하지만, 영상에서는 항상 일부가 자석에 붙어 있는 모습 등을 보인 만큼, 자기 선속 고정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검증위는 "논문에서는 완벽한 샘플이 아니라 일부만 공중 부양한다고 주장하지만, 자석과 샘플 사이 인력이 작용하는 부분이 있어 상대적 반발력으로 샘플이 자석에서 멀어져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정확한 마이스너 효과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검증위는 퀀텀에너지연구소에 LK-99 샘플 제공을 요청했지만, 투고한 논문이 심사 중으로 심사 완료 후 제공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검증위는 "심사는 2~4주 걸린다고 하고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며 "재차 샘플 제공을 부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납 기반의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를 구현해냈다는 내용의 논문 2편을 지난달 22일 공개한 바 있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인 물질을 말한다. 지금까지 연구된 초전도체는 극저온이나 매우 큰 압력 조건에서 초전도성을 보였다. 하지만 연구진의 주장대로 상온에서도 초전도체 성질을 보이는 물질이 개발될 경우 전력 수송 과정에서 생기는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또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은 전기자동차, 전력 운송 장치 등도 만들 수 있다.

다만 이번 검증위를 꾸린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현재 발표된 데이터와 공개된 영상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논문과 영상 물질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검증에 나선 상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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