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억弗 스타트업 펀드 조성…"10년 뒤 책임질 신사업 찾는다"

입력 2023-08-03 17:58   수정 2023-08-04 01:03

LG전자가 해외 벤처투자사와 손잡고 스타트업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린다. 주요 투자 분야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등이다. 전통적인 생활가전 사업에 머물지 않고 외부 업체와 협업해 신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는 최근 글로벌 벤처투자사 클리어브룩과 협약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펀드를 내년 말까지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LG NOVA는 2020년 출범 당시 20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는데, 이번 펀드는 당시의 다섯 배 규모에 달한다. 투자 대상은 디지털 헬스케어, 친환경 에너지, AI 등 미래 신사업 분야 스타트업이다.

LG NOVA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혁신 스타트업과 협력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지금까지는 헬스케어, 클린테크, 모빌리티, 커넥티드 홈, 메타버스 등 분야의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은 LG NOVA를 중심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겠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현재는 가전과 TV가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만 10~20년 뒤에는 여기에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난달 12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는 LG전자의 대규모 사업구조(포트폴리오) 변화를 선언하며 그 핵심축 중 하나로 LG NOVA가 이끄는 신사업을 지목했다.

신사업 발굴을 위해선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 내부에서 처음부터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내놓기보다는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며 협업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조 사장은 “그 어떤 회사도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전 세계 전략적 파트너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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