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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로완 아폴로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사모펀드(PEF)의 호황기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저성장?고금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지난 10년간 업계 수익성을 떠받쳐 온 요인들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얘기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완 CEO는 전날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이같이 언급했다. 아폴로는 보유 자산이 6170억달러(약 802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PEF 중 하나다.
로완 CEO는 “PEF 업계에 올해는 한 시대의 종말로 기록될 것”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수요를 견인해 왔던 화폐 발행(money printing)과 저금리 기조가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리에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 기업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상승으로 원활하게 수익을 내던 과거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로완 CEO는 “모든 PEF들은 전통적인 투자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이들은 스스로가 아주 성공적인 투자자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 환경이 악화한 만큼 개별 PEF의 능력이 수익성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10년간의 ‘이례적인’ 호황기를 거치며 PEF 산업은 4조달러(약 520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런 견해는 PEF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앞서 미국계 글로벌 PEF 워버그핀커스의 칩 케이 CEO는 지난해 FT 인터뷰에서 “PEF 산업에 순풍으로 작용했던 ‘지정학적 고요’의 시대가 뒤집히면서 투자 전망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GIC)의 제프리 젠수바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PEF 업계에 도움이 돼 온 많은 것들이 떠났고,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려되는 부문은 ‘바이아웃’ 펀드다. 부실기업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한 뒤 기업가치를 키운 후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바이아웃 펀드는 인수?합병(M&A) 시장 활황기 아폴로와 같은 대형 PEF들에 대규모 차익을 안겨줬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폴로의 플래그십(대표) 바이아웃 펀드는 최근 약 200억달러(약 26조원)의 자금을 모으는 데 그쳤다. 직전 자금 모집 때(2018년)는 240억달러가 조성됐었다.
그럼에도 아폴로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 기간 이자와 세금을 제외한 조정 수익은 11억달러(약 1조43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약 60% 불어났다.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성과였다. 2021년 인수한 보험사 아테네와 사모 대출 사업 등 ‘비(非) 바이아웃’ 부문이 실적의 3분의 2 이상을 책임졌다. 로완 CEO는 이 사업들이 “고금리 환경에서 수혜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아폴로는 지난해 말 크레디트스위스의 증권화 상품 그룹(SPG) 일부를 인수한 뒤로 대출 관련 사업을 계속해서 확장해 왔다. 올 2분기 개인 크레디트 부문에서 230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일으켜 반도체 회사 울프스피드, 통신사 AT&T, 항공사 에어프랑스 등에 자금을 대 왔다. 연말까지 대출 규모를 10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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