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19만 명에 달하는 임업인과 산주가 제대로 뿔났다.
최근 극한호우로 발생한 산사태가 마치 임도와 목재 수확지가 원인인 것처럼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어서다.
한국임업후계자협회 등 14개 단체로 조직된 한국임업인총연합회(회장 최무열)는 4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최근 산사태는 기후 위기에 따른 전에 없던 자연 재난”이라며 “그런데도 그 피해가 모두 임도와 목재 수확지 때문이라는 잘못된 주장으로 임업의 경제활동이 깡그리 무시되고 부정당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이들은 “농민이 논밭을 경작하기 위해 농로를 이용해야 하듯 임업인이 임업을 하기 위해 임도를 이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며 “목재 수확지도 나무를 베고 훼손한 곳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나무를 수확하고 어린나무를 다시 심어 가꾸는 임업인이 임업을 하는 삶터”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일부 언론은 편향된 시각을 가진 몇몇 사람의 입장만을 그대로 보도함으로써 임업을 위해 꼭 필요한 임도와 목재 수확지가 산사태 원인이라고 호도했다”며 “국민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하고 임업인의 임업 의지를 무참히 짓밟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총연합회는 “비가 오지 않았거나 적은 비에도 임도와 목재 수확지 산사태가 발생했다면, 그 원인은 임도와 목재 수확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실제 산림 현장을 보면, 짧은 시간 동안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자연 상태의 산림이든 아니든 가릴 것 없이 골마다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국토의 63%인 산림면적에 비해 국가 예산의 0.45%밖에 안되는 산림예산을 증액해 재난재해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도와 목재 수확지 산사태 원인이라는 누명을 씌워 배척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러한 현장의 사실을 왜곡하고 산사태의 모든 원인이 임도와 목재 수확지 몰아 임업인을 더욱 어렵게 하는 행위를 우리 임업인은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임업인총연합회는 “합리적인 대안없이 편향된 시각으로 일부가 전체인 양 임도와 목재 수확지를 산사태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는 것에 더는 참고 있을 수가 없다”며 “이 기회를 빌려 법률이 발의된 산림보호구역에 대한 산림 공익가치 보전지불제의 도입과 농업에 비해 차별받고 있는 불공정한 임업 세제도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수십 년 동안 국토녹화에 앞장서 온 힘없는 임업인을 더 이상 낭떠러지로 몰아세우지 말라”며 “우리의 정상적인 임업 활동을 그대로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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