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염으로 온열질환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무더위에 특히 취약한 고령층의 피해도 늘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여름 들어 지난 2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확인된 온열질환자는 모두 1385명이며, 이중 18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환자 발생은 29% 증가했고, 사망자는 3배다. 장마가 종료된 지난달 26일 이후 환자 발생과 사망이 집중됐다. 누적 온열질환자 1385명 중 628명(45.3%)이 장마 종료 후 신고됐고, 사망자는 18명 중 14명이 최근 5일새 나왔다.
특히 지난 29일엔 하루 7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2011년 감시 이후 하루 최다기록이다.
기록적 폭염이 있던 2018년엔 8월 2일 하루 6명이 사망했는데, 그때보다도 시기가 빠르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대부분 고령이다. 40대 1명, 50대 3명, 60대 1명, 70대 3명, 80대 7명, 90대 3명으로 18명 중 13명(72%)이 70대 이상이다. 사망 발생 장소는 논밭이 10명으로 가장 많다. 전체적으로 18명 중 9명이 농업 분야에 종사하는 70대 이상이라고 질병청은 전했다.
온열질환자 중에서도 70대 이상이 20.4%를 차지했는데, 지난달 26일 이후엔 24.5%로 비율이 늘었다.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의 피해가 잇따르자 보건복지부는 노인 일자리 참여자들의 실외활동을 오는 7∼11일 5일간 전면 중단한다고 4일 밝혔다.
폭염 상황을 고려해 필요하면 11일 이후에도 연장하고, 대신 실내 활동으로 전환한다. 또 8월 중에는 근무 일자 변경과 근무시간 조정을 통해 무더위를 피해 활동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복지부는 전했다.
앞서 복지부는 월 30시간 활동하는 공익활동형 참여자는 혹서기 중 활동시간을 월 20시간까지 단축 운영할 수 있게 하고 활동비는 필요시 선지급하되 미활동 시간은 연내 보충할 수 있게 한 바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더위에 취약한 노약자가 별다른 조치 없이 더위를 참다가 온열질환이 발생하거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무더운 한낮에는 야외 작업, 운동 등 실외 활동을 자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