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0% 넘게 오른 덕분이다. 오는 24일 공개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기초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소비 패턴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고도화하겠다는 밑그림도 내놨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매출 2조4079억원, 영업이익 3727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7%, 10.9% 늘면서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검색 플랫폼 9104억원 △커머스 6329억원 △콘텐츠 4204억원 △핀테크 3397억원 △클라우드 1045억원 순이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주요 사업부문이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며 “각 사업 부문의 수익을 늘리고 비용을 신중히 통제했던 노력이 네이버의 역대 최대 규모 영업이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커머스와 콘텐츠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커머스 부문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4% 늘었다. 코로나19 유행 완화로 여행 서비스 거래가 늘면서 서비스 부문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40% 늘어난 덕을 봤다. 해외 웹툰 사업이 순풍을 받으면서 콘텐츠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40% 증가했다. 일본에서 자체 콘텐츠 공급을 늘린 결과 웹툰 서비스의 유료 이용자가 같은 기간 20% 늘었다. 미국에서도 유료 이용자당 결재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증가했다.
다만 네이버 최대 사업인 검색 플랫폼 매출은 같은 기간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비용은 신규 AI 투자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운영비가 늘면서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난 2035억원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엔 생성 AI와 기존 서비스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네이버는 오는 24일 선보일 하이퍼클로바X를 각종 서비스와 결합하기로 했다.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 서비스인 ‘클로바X’의 플러그인 기능을 통해 생성 AI 서비스를 B2B(기업 간 거래)로도 공급한다. AI 기반 검색 서비스인 ‘큐:’의 시험판(베타 버전)도 오는 9월 내놓는다.
최 대표는 “거대언어모델(LLM)이 네이버의 풍부한 데이터·기능과 자연스럽게 융합돼 적재적소에 쓰였을 때 사용자 가치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통합 검색부터 구매, 예약, 결제까지 이어지는 소비자 여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는 전세계 유일무이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네이버 플랫폼 안에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가 존재하므로 광고주들의 여러 수요를 한번에 채워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과 경쟁하고 있는 커머스 부문에선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 대표는 “(현재 시험 진행 중인) 일요 배송 서비스의 만족도가 높아 테스트를 종료하고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배송 경쟁력을 확대하면서 멤버십 서비스, 라이브 커머스, AI 솔루션 등으로 (커머스 사업을)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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