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이 차주 실적 '슈퍼위크'를 맞는다. 게임사 주가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기업들의 전망은 밝지 못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실적 발표 후 중국의 외자판호 발급, 게임쇼에서 성과를 낸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 넷마블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9일 엔씨, 크래프톤, 위메이드, 넥슨게임즈 △10일 펄어비스, NHN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들에 앞서 실적을 공개한 컴투스의 주가는 이틀간 5.3% 하락했다.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미치지 못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개 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별도 기준으론 흑자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마케팅 비용, 인건비 등이 반영돼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의 2분기 영업이익은 26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23% 밑돌았다. 3월 말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의 반응은 좋았지만 오딘과 에버소울 등 기존작의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증권사들은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실적 공개 후 5.3% 밀렸다.
실적 공개를 앞둔 게임사의 전망도 밝지 않아 투자자들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 시가총액 1위인 크래프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6% 감소한 1337억원으로 전망됐다.신작 상승동력(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2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영업익은 365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 대비 70.3% 줄어든 수치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실적은 3분기까지 쉬어갈 것"이라며 "신작 '쓰론앤리버티(TL)'의 출시 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TL은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하반기로 일정이 밀렸다.
넷마블은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그외 펄어비스, 위메이드 등도 2분기 영업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넥슨게임즈는 2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흑자 전환이 기대됐지만, 전분기 기록한 영업익(127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발표된 신작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관련 모멘텀을 갖춘 회사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도 기대된다"며 "기존 중국 판호를 발급 받은 게임들도 지속적으로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아카이브는 지난 3일 중국에 출시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블루아카이브가 연간 일매출 1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는 게임 규제를 강화하며 외국게임에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거의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12월과 올해 3월 해외 게임에 대한 판호를 대거 발급했다. 지난 3월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은 넷마블의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 '메이플스토리H5',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 T3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 IP 게임' 등 총 5개다.
향후 예정된 게임업계의 주요 이벤트로는 '게임스컴 2023'이 있다. 오는 23일 독일에서 열리는 게임스컴은 세계 최대 게임 축제 중 하나다. 이번 행사엔 넥슨,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이 참석한다.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P의 거짓'으로 3관왕에 오른 네오위즈는 주가가 1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출시된 '아레스', '신의탑'의 초기 성과가 나쁘지 않아 하반기 게임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돌아올 것"이라며 "펄어비스의 수상 여부가 주요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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