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공신은 인공지능(AI) 기술이었다. AI 기술 덕분에 클라우드 사업은 성장이 가속화됐고, 광고 사업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뤄진 대규모 감원도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아마존의 디지털 광고 사업 부문인 ‘아마존 애즈’는 효과적인 광고 노출을 위해 AI 기술을 접목했다. 이를 통해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확률 높은 고객 표적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다. 아마존의 2분기 주당순이익은 0.65달러다. 시장 예상치(0.35달러)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메타플랫폼스도 AI를 활용한 광고 수익 증가가 핵심 요인이다. 메타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순이익은 16% 증가했다. 메타 매출이 10% 이상 증가한 건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작년 2~4분기에는 광고 매출에 타격을 받으면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메타의 실적 부진 이유 중 하나는 애플의 앱 투명성 정책(ATT) 때문이었다. 앱이 사용자의 개별 동의 없이 광고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추적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이 사업으로 돈을 벌어온 메타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위기 극복의 열쇠는 AI였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 후 “AI 기반의 콘텐츠 추천 기능 도입 후 실적이 개선됐다”며 “AI 인프라에 수억달러를 투자한 성과”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가을부터 2만7000명의 직원을 감원했고, 본사 인력 채용도 동결했다. 아마존 글로벌의 직원 수는 2분기 말 현재 146만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4% 감소했다. CNBC는 이날 “아마존의 엄청난 2분기 수익은 앤디 재시 CEO의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 열매를 맺기 시작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이날 아마존은 뉴욕증시에서 정규장을 0.55% 상승 마감한 데 이어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8.79% 급등했다.
메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직원 2만1000명을 내보냈다. 구글(1만2000명)과 MS(1만 명) 등 다른 빅테크도 코로나 기간 불렸던 몸집을 줄였다. 인력 감축으로 비용을 줄이면서 AI 기술 역량 강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저커버그 CEO는 “효율을 높이는 목표는 두 가지”라며 “더욱 강력한 기술 기업이 되는 것과 재무 성과를 개선해 공격적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빅테크 중 유일하게 감원에 나서지 않은 애플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애플은 2분기(회계연도 3분기)에 매출 818억달러와 주당 1.26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816억9000만달러)를 약간 웃돌았고, 주당순이익도 예상치(1.19달러)보다 높았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하드웨어 판매 부진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애플의 실적을 이끈 건 서비스 부문이었다. 2분기에 사상 최고치인 21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수치다.
팀 쿡 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10억 건 넘는 유료 구독 고객이 성장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주가는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0.73% 떨어진 191.1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간외거래에서도 2.02% 하락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김인엽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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