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한 달 안에 10% 수익 준다며 2000만원 가져갔어요. 네이버 주식 산다는데 괜찮을까요?”(공무원 A씨)
네이버가 깜짝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피뢰침’을 쏘고 힘없이 흘러내렸습니다. 한국 증시의 고질적 현상인 ‘김새론(K-sell on)’이 등판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4일 네이버는 2분기 영업이익이 3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증권사 평균 예상치(3684억원)를 웃도는 깜짝실적입니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장중 5% 넘게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30분을 버티지 못하고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전 거래일 대비 0.22% 오른 상태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증권업계 카톡방에서는 ‘그분’이 등판했다는 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왔습니다. 호재가 나오면 주가가 하락하는 한국 특유의 셀온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셀온은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호재가 나오는 순간 주가가 급락하는 경험을 개미들은 수없이 했습니다. 셀온이 한국 증시의 ‘국룰’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적을 그대로 반영하는 미국과 상반된 모습입니다. 미국에서는 ‘어닝쇼크’가 나오는 당일 주가가 수십퍼센트씩 빠지고, 반대의 경우 장대 양봉을 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개미들은 회사의 내부 정보가 기관 투자자에게 먼저 흘러 들어가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관들이 미리 정보를 듣고 주식을 매집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연기금, 공제회 등 힘센 기관이 탐방해도 정보를 얻기 힘듭니다. 연기금 관계자는 “미국 회사를 방문했는데 실적에 관해 어떤 언급도 해주지 않아 당황했다”고 했습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깜짝실적이 나오는 당일 주가가 빠지는 것이 정상이냐. 업계 선수들은 한국 증시를 ‘품격이 떨어진다’는 말로 표현한다”고 했습니다.
아내 A씨에게 2000만원을 빌린 남편도 누군가로부터 정보를 전해 들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한국 증시의 국룰은 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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