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법인 와이엠에스에이(YMSA) 주식을 차녀인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45·사진)에게 증여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성 부회장은 그룹 주요 사업을 이끌며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지분 증여로 후계 구도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성 회장이 지난 3월 YMSA의 지분 일부를 성 부회장에게 증여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YMSA는 그룹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 29.09%를 보유한 비상장사로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회사다.
작년 매출 4조5000억원대의 중견기업인 영원무역그룹은 ‘옥상옥’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성 회장과 YMSA→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을 비상장기업 YMSA(지분율 29.09%)와 성기학 회장(16.77%) 등이 보유하고 있으며 영원무역홀딩스가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등을 지배하고 있다.
성 회장이 성 부회장에게 이전한 지분 가치는 약 1700억원으로 알려졌다. YMSA는 비상장사로 공시 의무가 없어 정확한 지분 구조를 알기 어렵다. 증여세 850억원은 YMSA가 보유한 대구의 부동산을 영원무역에 매각하면서 마련했다.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성 회장의 세 딸 중 차녀인 성 부회장 쪽으로 후계구도가 기울었다는 평가다. 2002년 영원무역에 입사한 성 부회장은 2007년 글로벌컴플라이언스·CSR부문 이사를 거쳐 2016년 영원무역홀딩스 대표, 2020년 영원무역 사장에 올랐다. 2021년에는 YMSA 대표에 임명됐다. 지난해 11월 영원무역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성 부회장이 이끄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부분은 환율 상승과 글로벌 의류시장 호황으로 지난해 4조41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3조원) 대비 47% 증가했다.
성 회장의 장녀인 성시은 영원무역 사회공헌 담당 이사(46)는 그룹 내에서 사회 환원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삼녀인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부사장(42)은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판권을 보유한 영원아웃도어의 국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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