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허가 '속전속결'…울산의 파격 통했다

입력 2023-08-07 18:40   수정 2023-08-08 00:51

공무원들을 사업 현장에 파견해 인허가를 돕는 울산시의 친기업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인허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 등 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7월 김두겸 시장(사진) 취임 이후 ‘현대차 지원 전담팀’ ‘석유화학기업 지원팀’ ‘국내투자유치팀’ 등 5개 민간 일자리 창출 지원 전담조직을 만들어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울산공장 내 주행시험장 부지에 건축 연면적 33만㎡ 규모의 전기차 신공장 건축허가를 마쳤다.

1996년 아산공장 건설 이후 29년 만에 국내에 들어서는 공장으로 2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울산시는 지난해 9월 전담 공무원 2명을 현대차 울산공장에 파견해 통상적인 인허가 기간보다 2년여 빠른 10개월여 만에 건축허가를 완료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부지 면적만 55만㎡에 달하는 대규모 전기차 공장 건립을 위해서는 환경·재해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 작업에만 통상 3년 이상이 걸린다”며 “공무원들이 현대차에 상주하며 문제 해결에 전념하고 있어 오는 9월 공장 착공, 2025년 공장 가동 계획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울산시의 친기업 정책은 에쓰오일이 9조원을 투자해 울산에 건설하는 석유화학 복합시설 ‘샤힌 프로젝트’에서도 빛을 발했다. 시는 소방 인허가 전담팀을 구성하는 파격적인 지원체제를 마련했다. 공사현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남울주소방서에 사무실을 두고 남울주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을 팀장으로 소방청, 울산소방본부, 울주군 등 9명으로 전담팀을 구성했다.

석유화학 시설은 소방 분야 인허가의 경우 관련 법령 및 규정이 복잡하고 거쳐야 하는 기관도 많아 승인까지 기간이 오래 걸린다. 업계 관계자는 “파격적 기업 지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시간과 돈을 많이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공사현장 주변 간선도로에 4000대 규모의 노상주차장을 설치해 샤힌 프로젝트 공사차량 집중에 따른 교통혼잡을 덜어주고 있다.

울산시는 고려아연에도 공무원을 파견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1조원을 들여 2차전지 소재 생산공장을 신·증설하고 있다.

울산시의 이 같은 친기업 정책은 울산고용시장에도 뚜렷한 개선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고용률(15~64세)이 64.7%로 전년 대비 1.8% 상승해 증감률에서 특별·광역시 중 2위, 청년고용률은 40.5%로 전년 대비 4% 상승해 증감률에서 특별·광역시 중 1위에 올랐다. ‘2023년 전국 지자체 일자리대상’에서 지역일자리 목표 공시제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김 시장이 취임한 이후 울산시는 지금까지 14조원 규모의 국내외 기업 투자를 유치하고, 5000여 개에 이르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시장은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으로 비즈니스 도시 울산을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드는 일자리의 바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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