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초기 준비 부족으로 뭇매를 맞은 가운데, 전라북도와 부안군 공무원들은 잼버리를 준비하며 각각 55회와 25회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중앙일보는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새만금이 한국스카우트연맹으로부터 국내 유치 후보지로 결정된 2015년 9월 22일 이후 잼버리 대회 유치와 선진 문물 탐방 목적의 출장이 총 99회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전북도와 부안군 외에도 새만금 개발청이 12회, 여성가족부 5회, 농림축산식품부 2회 해외 출장을 떠났다.
그런데 구체적인 일정을 살펴보면 '외유성 출장'에 가까운 일정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잼버리와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일정도 많아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지난 2019년 10월 부안군 공무원 4명이 영국과 런던, 프랑스 파리로 10일간 떠난 출장은 '영국의 잼버리대회 개최지 연구 및 파리의 우수 축제 연구'인데 출장 일정은 관광 코스로 가득했다. 영국 버킹엄궁전·웨스트민스터사원, 프랑스 몽마르뜨 포도 축제, 몽생미셸 수도 방문 등이다.
부안군은 잼버리를 내세워 크루즈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부안군은 잼버리 개최가 확정된 뒤 '크루즈 거점 기항지 조성을 통한 잼버리 개최지 홍보'란 명목으로 2차례 관련 출장을 떠났다. ▲2019년 10월 13명, 중국 상해에서 최장 6박 7일간 크루즈 팸투어 ▲2019년 12월 5명, 대만 타이베이 101타워 전망대 및 지룽(基隆) 크루즈 터미널 방문 등이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잼버리 대회 준비에 투입됐던 1000억원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17년 세계 잼버리 유치 확정 당시 491억원이었던 사업비가 2배 넘게 증액이 됐지만, 비대한 사무국 조직위와 실무위원회 등 비대한 행정 조직 운영에 상당한 운영비(740억 원)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 "잼버리장 위생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은 상황을 비추어 볼 때 유치 후 6년 동안 투입된 예산 1000억원이 적절히 사용되었는지도 의심되는 실정"이라며 "차후 개최할 국제 행사에 이런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반드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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