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미매각' 다올투자증권…투자심리 위축에 발행규모 축소

입력 2023-08-07 16:06   수정 2023-08-07 16:07

공모채 시장 데뷔전에서 미매각 사태를 겪은 다올투자증권이 예정보다 발행 규모를 축소한다. 증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 확대 등이 반영된 여파다. 공모채 시장에서 증권채 투자심리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8일 5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1년물 200억원과 1년6개월물 300억원 규모다. 당초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1년물 600억원과 1년6개월물 200억원 등 총 800억원어치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창사 후 첫 공모채 발행에 나서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다올투자증권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

그러나 수요예측 결과 1년물에 180억원, 1년6개월물에 300억원 등 48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1년물은 연 7%, 1년6개월물은 연 7.3% 등 희망 금리 상단으로 조달 금리가 최종 책정됐다. 다올투자증권은 결국 조달 규모를 8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줄였다. 추가 청약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를 했지만, 목표 물량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확보한 자금은 차입구조 장기화에 사용할 예정이다. 기존에 발행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장기 회사채로 차환할 방침이다. 지난 6월 연 5.9% 금리로 발행된 3개월물 CP 300억원과 7월 연 5.85%로 발행된 3개월물 전단채 200억원이 대상이다.

업계에선 다올투자증권이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큰 대표적인 증권사라는 점을 미매각 이유로 꼽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 및 기업여신 규모는 599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8.2%에 달한다.

증권채에 대한 공모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6월 증권채를 발행한 KB증권은 모집 물량은 채웠지만, 개별민평 대비 높은 금리에 책정되는 ‘오버 발행’을 피하지 못했다. 기관투자가가 높은 금리에 매수 주문을 넣으면서 증권사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다. 다올투자증권이 공모채를 처음 발행한다는 점도 흥행에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신용도 하향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증권채 기피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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