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폭염이 이어진 여름철 간편식 수요가 훌쩍 뛴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활동이 어려운 날씨로 내식 수요가 늘어난데다 고공행진한 외식 물가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편의성이 돋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국·탕류 간편식 매출이 크게 뛰었다. 더운 날씨에 화기를 사용하기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국물류, 특히 보양식 제품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hy에서 지난달 국탕류 간편식 제품 매출은 지난해 7월보다 92.3% 뛰었다. 지난달 출시한 보양식 제품 삼계탕·추어탕·사골갈비탕 3종은 한 달 만에 총 25만개가 팔렸다.
같은 기간 신세계푸드에서도 국탕류 간편식 매출은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더위에 불 사용을 줄이고 편리하게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은 hy 플랫폼CM 팀장은 "유례없는 폭염과 고물가에 간편식 제품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도 보양식과 여름철 인기 메뉴 간편식 매출 증가세가 포착됐다. 롯데마트에서 지난 6월부터 7월(26일 기준)까지 자체브랜드(PB) 간편식 '요리하다'의 삼계탕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0% 급증했다. 냉면 간편식 매출은 30% 증가했다. 이랜드 킴스클럽에서는 지난달 간편식 '자연별곡' 매출이 65% 뛰었다.
홈플러스의 경우 이른 더위가 시작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냉장·냉동 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8% 늘었고, 특히 '냉동 축산 간편식' 매출이 210% 급증했다.
20~30대의 간편식 선호도가 두드러진다는 진단도 나왔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달 20대 고객의 냉동 식품 전체 카테고리 이용률은 23% 증가했고, 그 중 ‘축산 간편식’과 만두류 이용률은 각 117%, 63%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복달임과 집밥을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늘어 올여름 간편식 수요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최근 외식물가는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복달임 음식으로 꼽히는 삼계탕의 경우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10% 넘게 뛰어 1만6000원을 웃돈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6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 가격은 1년 사이 6~10%대 올랐다. 서울에서는 만원짜리 한 장으로는 삼계탕(평균가격 1만6423원)뿐 아니라 냉면(1만1154원), 비빔밥(1만346원)도 사먹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은 2.3%(전년 동월 대비)에 그쳤으나 먹거리 물가는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가공식품의 경우 6.8% 올랐고, 외식 물가도 5.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에서는 말복(8월10일)을 앞두고 막바지 보양 간편식 행사에 돌입했다.
쿠팡은 오는 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보양식 제품 12종을 개당 800원 특가에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위메프 역시 몸보신 상품 특별전을 운영하고 전복죽 밀키트 등을 할인 판매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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