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11일까지 약 2주간 압구정3구역 조합의 운영실태 전반을 합동 점검한다. 10명 안팎의 회계사·변호사 등 전문가 집단이 점검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압구정3구역 재건축조합이 서울시 지침을 따르지 않은 희림건축을 설계사로 선정한 것 때문에 보복성 조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비업계에서는 ‘군기 잡기용 표적 조사’라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조합에 보낸 공문에서 “조사를 기피하거나 방해하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불이익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적시했다.
서울시는 앞서 압구정3구역 설계 공모에 현행 기준을 초과하는 용적률(360%)을 제안한 희림건축을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관할청인 강남구와 조합에 설계 공모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시정명령 공문 등을 발송했지만, 조합은 예정대로 총회를 강행하고 희림건축을 설계업체로 선정했다. 서울시의 시정명령이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압구정3구역은 아직 설계사 재선정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가 정비사업지 조합을 대상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점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공무원 전문 점검반을 구성해 정비사업 현장 조사를 해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3구역 외 다른 구역도 순차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압구정3구역은 ‘강남의 부촌’으로 불리는 압구정 내 6개 구역 중에서도 ‘대장’ 격인 단지다. 부지 남쪽에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이 있다. 지난달 확정 고시된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르면 압구정2~5구역은 재건축을 통해 1만1800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50층 이상으로 건축물 높이를 허용하고 한강변 30m 구간을 수변 특화 공간 등으로 조성한다. 정비업계에선 이번 3구역 합동점검 등이 다른 단지 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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