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스 메켈레(27)는 요즘 전 세계 클래식 애호가 사이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음악가다.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차기 수석지휘자로 선임돼서다. 그래서 메켈레를 다룬 기사에는 어김없이 “얼마나 잘하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댓글이 달린다.
국내 클래식 애호가에게 이런 기회가 왔다. 오는 10월 오슬로필하모닉을 이끌고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을 찾는다. 메켈레가 한국 관객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켈레뿐이 아니다. 올가을 서울에선 세계 스타 음악인이 모여 ‘별들의 전쟁’을 펼친다. 랑랑, 안드라스 쉬프, 유자왕 등 인기 피아니스트들도 한국행(行) 비행기에 오른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지휘자’ 리스트에 항상 들어가는 파보 예르비는 10월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와 한국을 찾는다. 예르비는 그래미상, 그라모폰상, 디아파종상 등 세계 음악상을 휩쓴 스타 지휘자 중 한 명이다.
인기 피아니스트들도 줄지어 독주회를 연다. 미하일 플레트네프(9월), 안드라스 쉬프(10월), 유자왕(11월)이 한 달 간격으로 무대에 오른다. 지난 6월 지휘자로 한국을 찾은 플레트네프는 이번에는 본업인 피아니스트로 돌아온다. 중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랑랑은 11월 서울에서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빈필하모닉과 손을 맞춘다. 피아니스트 예핌 브롬프만은 RCO와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려준다.
글로벌 스타 음악인들의 ‘방한 러시’에 대해 공연업계는 “코로나19로 미뤘던 공연이 올해 한꺼번에 몰린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의 국민소득이 늘면서 비싸더라도 최고의 연주를 듣겠다는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은 중국, 일본 투어에 끼워가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반드시 들러야 할 국가가 됐다”며 “한국은 관객 연령층이 젊고 열광적인 만큼 향후 공연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해외에서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6월 내한한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에 그대로 반영됐다. 피아니스트 한 명이 연속 일곱 번 공연했는데 표가 거의 다 팔렸기 때문이다.
11월에는 베를린필·빈필·RCO 등 세계 3대 오케스트라의 ‘서울 대전’에서 어떤 오케스트라가 가장 큰 관객의 호평을 받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