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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가 파산 가능성을 거론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악화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더 이상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한때 최대주주였던 소프트뱅크로부터 470억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위워크의 시가총액은 현재 5억달러에도 못 미친다. 연초 이후 위워크 주가는 1달러에도 못 미치는 선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 지속 능력에 상당한 의구심”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위워크는 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영업 활동에 따른 손실과 부정적 현금 흐름은 계속기업(계속해서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의 능력에 상당한 의구심(substantial doubt)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또 “유동성 포지션과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경우 부채의 재융자 혹은 재구조화, 추가 부채 또는 자기자본 모색, 사업 활동의 축소 또는 연기, 자산 매각, 그리고 미국 파산법에 따른 구제를 포함한 모든 전략적 대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고 알렸다.
이날 위워크는 올해 2분기 3억4900만달러(주당 21센트)의 순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억7700만달러 순손실?주당 76센트)과 비교하면 개선됐지만,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조사한 시장 전망치(주당 13센트)는 웃돌았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8억4400만달러로, 예상치(8억5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지난 5월 샌디프 매트라니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한 이후 임시 CEO를 맡아 온 데이비드 톨리 이사는 성명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초과 공급과 유연한 업무 공간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 그리고 거시경제적 변동성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수요가 더뎌졌고, 직원들의 이직률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위워크에선 지난주에만 의장을 포함한 세 명의 이사회 멤버가 회사를 떠났다. 이들은 “이사회의 지배구조와 회사의 전략적 방향성에 관한 중대한 의견 불일치”를 사임 이유로 밝혔다.
이날 위워크 주가는 전일보다 0.012달러(5.50%) 내린 0.21달러(약 277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장외 거래에서 최대 33%까지 하락 폭을 키우며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올해 들어 85% 떨어졌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혼란 가중 우려”
위워크가 뉴욕증시에 상장한 건 불과 약 2년 전이었다. 애초 이 회사는 2019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회계 처리 문제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장이 한 차례 무산된 상태였다. 공동 창업자인 애덤 뉴먼은 상장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자금난에 빠진 위워크를 구제한 건 당시 최대주주였던 소프트뱅크였다. 그해 10월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지분 80%를 100억달러에 사들이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2년 뒤인 2021년 10월 위워크는 결국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인 보엑스 애퀴지션과의 합병을 통해 뉴욕증시에 우회상장하게 된다. 상장 첫날 주가는 11.78달러, 시총은 93억달러가량이었다.
상장 당시 시장에선 재택근무가 점차 줄어들면서 위워크의 사업성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와 빅테크들의 대대적인 감원, 불황 우려 등이 겹치면서 위워크의 성장은 멈추다시피 했다.
위워크는 임대한 건물을 스타트업, 프리랜서 등에 전대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내왔다. 그러나 운영 비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수요 둔화로 원활한 현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적이 지속해서 악화했다. 2017년 말 이후 현재까지 위워크의 누적 영업 손실은 150억달러에 이른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투자로 100억달러가 넘는 손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위워크는 현재 한국을 포함한 33개국에서 610개 지점을 운영하며 51만2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 수는 전년 대비 3% 감소했고, 사무실 공간 점유율은 같은 기간 1%포인트 하락한 72%다. 뉴욕타임스(NYT)는 “위워크가 결국 파산하고 건물 임대료 지급이 중단된다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임대업자들에게 큰 고통이 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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