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9일 14: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도로·터널 등 국내 인프라에 투자해 수익금을 배당하는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발해인프라)가 최대 30% 구주 매각을 추진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발해인프라 운용사 KB자산운용은 최근 펀드 수익자를 대상으로 구주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수익자별로 보유 지분의 최대 30%까지 매각을 주선하겠다는 내용이다. 수익자들이 모두 30% 매각에 동의하면 최대 25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이 거래된다. KB운용은 직접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 등 잠재원매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2006년 출범한 발해인프라는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 인프라 펀드다. 국민은행과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17개 기관이 총 1조1900억원을 출자해 조성했다. 현재까지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서울 용마터널, 남양주 도시고속도로, 수원 외곽순환도로, 산성터널 등에 투자했다. 펀드 운용액(AUM) 기준 잔액은 8500억원 규모다.
발해인프라가 구주 매각에 나서는 것은 투자금 회수를 원하는 수익자들 때문이다. 발해인프라는 지난해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추진했으나 IPO 시장 악화로 기대했던 밸류에이션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이에 따라 수익자들의 투자금 회수 시점도 뒤로 밀렸다. 국민연금 등의 수익자는 구주 매각을 통해 차익 실현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B운용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발해인프라가 상장하게 되면 맥쿼리인프라에 이어 17년 만에 나오는 공모 인프라 펀드이자 토종 인프라펀드 상장 1호가 된다.
업계는 공모 가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주당 희망공모가 9000~9400원 대로 상장을 추진했던 발해인프라는 최근 고금리 환경 등을 반영해 가격을 8000원대 초중반으로 낮춰 기존 수익자들의 반발을 샀다. 기존 수익자들 중 보험사들은 상장 이후 시가 평가 방식(mark-to-market)으로 펀드 가치를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 상장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발해인프라의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관심 있는 곳들이 적지 않다”며 “피어 그룹인 맥쿼리인프라가 유상증자에서 흥행하면서 인프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만큼 발해인프라도 구주 매각과 상장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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