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올 하반기 출시 하려던 신작 5종 중 3종의 출시를 내년으로 미뤘다. 올 하반기 ‘유이’한 신작인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이하 퍼즈업)’와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가 이 회사의 향후 실적을 가를 분수령이 됐다. 인기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우하향하는 가운데 주가도 7년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장르의 고품질 신작을 꾸준히 내놓기 위해 회사 전반의 프로세스와 전략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엔씨소프트의 지난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2969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38% 줄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4752억원→4373억원→3810억원으로 감소세다. PC 게임 매출은 지난 2분기 8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 줄었다. 이날 콘퍼런스콜에 참석한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시장에 굉장히 많이 나오면서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리니지 시리즈만으로는 실적 반전이 쉽지 않다. 지난 2분기 매출 기준 엔씨소프트의 최고 캐시카우(현금창출원)는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M’다. 이번 분기에 1278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년 동기(1412억원) 대비 10% 줄었다. 앱 시장분석 서비스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일 리니지M은 구글 앱스토어 시장에서 게임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선 넷마블의 ‘신의탑: 새로운 세계’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다른 리니지 모바일 게임 시리즈의 매출 하락은 더 뚜렷하다. 지난해 2분기 엔씨소프트의 최대 매출 게임이었던 ‘리니지W’는 분기 매출이 1년 새 54% 급감했다. 같은 기간 리니지2M 매출은 36% 줄었다. 리니지 PC 게임의 수익이 안정적이란 점은 고무적이다. 리니지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 줄어드는 데 그쳤다. 리니지2는 같은 기간 매출이 1% 늘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경쟁작 출시 과정에서 현재 저희들이 해야하는 건 머니타이제이션(수익 창출)보다는 유저 복귀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작 출시가 늦어진 데에 대해선 내부 평가를 통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홍 CFO는 “속도감 있게 신작을 지속 출시하기 위해선 경영진 역량과 누적된 경험치, 이 두 요소를 합쳐 실행할 전략이 필요하다”며 “엔씨소프트는 여러 장르의 신작을 출시하는 데서 이 세 가지 핵심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영진 차원에서 이런 문제점을 숙지하고 원인 분석을 철저히 시행하겠다”며 “전사적인 프로세스와 구조의 점검을 현재 진행 중이며 이에 맞는 새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액션 드라마’란 새 장르를 개척하는 콘솔 게임인 ‘프로젝트M(가칭)’의 출시 일정에 대한 밑그림도 내놨다. 이 실장은 “(프로젝트M은) 안 했던 것을 새 장르로 구현하는 게임인 만큼 조금 더 장기적인 시간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며 “먼 미래는 아니겠지만 ‘아이온2’ (출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온2의 출시 시기에 대해 홍 CFO는 “아직 말씀드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저희가 생각하는 타임라인(일정표)에 맞게 세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에서 TL을 자체 배급하되 해외에선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유통할 예정이다. 홍 CFO는 “지난 클로즈베타 테스트 이후 피드백을 반영하는 과정을 마쳤다”며 “국내 출시를 통해 먼저 입소문(버즈)을 형성한 뒤 그 버즈를 해외로 확장시키는 과정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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