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점주를 성폭행하기 위해 음료를 달라고 창고로 유인한 남성이 성 기능 문제로 미수에 그쳤다. 피해 점주는 사건 당시 충격으로 편의점 문을 닫았다. 법원은 가해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성범죄 전력이 없다는 이유에서 신상정보도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고권홍)는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3월 새벽 3시 40분경 경기 화성의 한 24시간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다 혼자 근무 중인 편의점주 B씨를 보고 강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같은 날 새벽 4시 10분경 편의점을 다시 찾아 “박카스 4박스를 달라”면서 B씨를 매장 내 창고로 유인했다. 이후 B씨 뒤를 따라 들어가 문을 잠갔다.
A씨는 B씨의 옷을 벗기고 “소리를 지르면 죽이겠다”면서 여러 차례 폭행해 반항하지 못하도록 억압했다. 이어 B씨 신체 주요 부위를 강제로 추행했다. A씨는 B씨를 간음하려고 시도했지만 성 기능 문제로 미수에 그쳤다. B씨는 A씨에게 “안 되는데 어떻게 하겠냐, 나가서 얘기하자”고 말하고 창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수사기관은 강간 미수, 강간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심야에 편의점에서 혼자 일하는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그 과정에서 상해를 가해 죄질이 나쁘다”며 “이 사건 충격으로 피해자는 편의점을 폐업해 경제적 피해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A씨는 피해자에게 3500만원을 지급하고 합의해 피해자는 현재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강간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상해의 정도가 비교적 무겁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한, 신상 공개 명령도 면제했다. 재판부는 “A씨는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어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수강명령 부과 조치만으로 재범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취업제한 명령을 면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건 범행의 경위나 방법에 비춰 A씨가 직업·지위를 이용해 성범죄 대상자에게 접근하거나 성범죄를 용이하게 저지를 가능성이나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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