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 들고 창업한 회사, 전국 60만 사장님들 홀렸다 [긱스]

입력 2023-08-10 16:56   수정 2023-08-17 16:36

2010년 창업해 2013년 법인이 된 아임웹은 2021년이 돼서야 첫 외부 투자를 받았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알토스벤처스가 100억원의 뭉칫돈을 투자했다. 아임웹은 노코드(no-code) 기반으로 소규모 커머스사업자를 위한 웹사이트를 제작해주고 성과 지표를 관리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내놨다. 노코드는 코딩 과정 없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앱을 개발할 수 있어 최근 주목받는 개념이다.

업력 10년을 넘긴 이 ‘형님’ 스타트업은 일찌감치 노코드가 소상공인을 위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딩 없이, 개발 인력 없이 꽤 높은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 소규모 ‘셀러’가 늘어난 최근 몇 년간 입소문을 타고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알토스벤처스가 거금을 투자한 것도 소상공인을 위한다는 이 회사의 가치에 공감해서다.

이수모 아임웹 대표(사진)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위 20%를 위한 서비스보다는 나머지 80%를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게 우리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임웹이 커머스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매출 50억원 미만 소규모 사업자를 타깃으로 삼는 이유다. 이를 위해 무조건 ‘편한’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소상공인은 인력이 부족하다. 손에 쥔 돈도 적다. 그래서 클릭 몇 번으로 웹사이트 구축을 가능하게 했다. 마우스로 원하는 요소를 끌어다 놓는 ‘드래그 앤드 드롭’ 방식을 적용했다. HTML과 CSS 같은 복잡한 개발 용어는 아예 몰라도 되게끔 했다.

이 대표가 또 신경 쓰는 부분은 디자인이다. 우선 템플릿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틀에 박힌 형태의 웹사이트가 아니라 30개 이상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담은 기본 템플릿을 제공한다. 작은 요소의 크기나 모양을 이리저리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템플릿이지만 ‘템플릿스럽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애플을 찾는 소비자가 직관과 감성을 겸비한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에 반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중소기업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했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 2010년 자본금 400만원으로 창업했다.

그동안 쌓은 성과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무료 버전을 이용하거나 월 1만6000~4만원을 내는 네 종류의 요금제가 있는데, 유료 버전을 이용하는 고객사가 5만 개를 넘어섰다. 지금까지 아임웹을 통해 개설된 웹사이트는 60만 개를 돌파했다. 이 대표는 “고객사의 누적 거래액을 모두 합치면 약 3조원”이라며 “지난해 9000억원, 올해는 1조원의 거래액이 예상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고 했다.

아임웹이 구상하는 미래는 ‘판매자 중심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구성돼 있지만, 정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판매자(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5년 안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수 있을 만큼 인지도를 높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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