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공천 기준도 강화하도록 했다. 당내 경선 시 ‘페널티’를 받는 현역 의원 비율을 30%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현재는 하위 20%에 경선 득표의 20%를 감산하고 있다. 이를 하위 10%까지는 40% 감산, 10~20%는 30% 감산, 20~30%는 20% 줄이자는 것이다.
당초 동일 지역 3선 이상 현역 의원에 대한 페널티도 담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는 제외됐다. 대신 김은경 위원장이 전·현직 ‘올드보이’들을 겨냥해 ‘불출마 용퇴’를 종용했다. 김 위원장은 “수차례 의원직을 맡고 의회직과 당직을 두루 거치면서 정치 발전에 헌신한 분들, 이제는 후진을 위해 용퇴를 결단하실 분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달라”고 말했다. 또 “현역 의원이 아니지만 다시 출마를 준비하는 분들도 당의 미래를 위해 불출마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발표를 끝으로 김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혁신위 활동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당초 9월 초까지로 활동이 계획됐지만,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과 가족사 문제 등이 불거지며 혁신위도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며 “혁신위의 제안대로 되려면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야 하는데, 혁신위원들의 각종 막말과 노골적인 계파색에 질린 의원들이 이를 수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김 위원장 임명권자인 이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SNS에 혁신위의 전·현직 다선 의원 용퇴 요구를 인용해 “당에서 최고 기득권자는 이재명 대표”라며 “수차례 시장직을 역임하고, 지사직과 의원직을 두루 맡으신 분은 당을 위해 과감히 용퇴를 결단해달라”고 비꼬았다.
다만 오는 17일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본격적인 사퇴 요구가 나오긴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혁신위는 완전히 실패했다는 게 당내 중론”이라면서도 “이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하기엔 시기가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강성 지지층뿐 아니라 온건 지지자들도 지금 같은 시기에 당이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설지연/전범진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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