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유엔군 사령부는 北 적화통일의 최대 걸림돌"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유엔군사령부 주요 직위자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유엔사 활동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현직 대통령이 유엔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의 핵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사의 역할이 지금보다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간담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군사령부는 풍전등화의 위기 속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반도 평화 유지의 핵심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유엔사는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지금도 유엔사를 한반도 적화 통일의 최대 걸림돌로 여기고 있다”며 “북한과 그들을 추종하는 반국가 세력이 종전 선언과 연계해 유엔사 해체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지만, 현명한 대한민국 국민은 이들의 가짜 평화 주장에 결코 속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사를 축소하는 행보를 보인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강력한 힘만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며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도록 압도적이고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 러캐머라 유엔군 사령관은 유엔사 현황을 브리핑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참여하고 있는 유엔사 회원국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동맹들과 함께 싸우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딱 하나, 동맹들 없이 싸우는 것”이라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했다. 유엔군 사령부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만들어진 유엔 내 군사조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즉각 우리 우방군의 전력을 통합해 한미연합사령부에 제공하는 등 대한민국을 방위하는 강력한 힘”이라고 평가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