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베르사체 모회사 85억弗에 인수

미국 패션 브랜드 코치의 모회사인 태피스트리가 마이클 코어스, 베르사체 등을 거느린 카프리홀딩스를 85억달러(약 11조1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최근 수년간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M&A) 거래다.

태피스트리가 카프리홀딩스 지분을 주당 57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는 조건이다. 카프리홀딩스의 전날 종가(34.61달러) 기준 약 65%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카프리홀딩스는 설립자의 이름을 딴 마이클 코어스를 비롯해 베르사체, 지미추 등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저가 라인을 출시하는 등 대중 친화적 전략을 내세워 성장 가도를 달린 이 회사는 2014년 기업가치가 200억달러(약 26조2800억원)로 추산되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 직후 대표 브랜드인 마이클 코어스의 부진과 지미추, 베르사체 등 추가로 인수한 브랜드들이 더딘 성과를 내면서 급락세를 탔다. 카프리홀딩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40% 하락했고, 현재 시장 가치는 약 40억달러로 추산된다.

인수 주체인 태피스트리는 코치 외에도 케이트 스페이드, 스튜어트 와이츠먼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120억달러를 웃돌며, 시장 가치는 약 100억달러다.

시장에선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나 구찌의 모회사 케링 같은 유럽 럭셔리 대기업을 상대로 경쟁력을 높이고자 규모 확장에 나선 태피스트리가 이번 딜로 이전보다 나은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태피스트리 측은 “카프리홀딩스 인수 후 연간 12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고, 3년 이내로 2억달러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