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이 '변호인'을 이슈로 파행을 거듭하는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자임한 변호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하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이재명 대표의 범죄 꼬리 자르기 시도가 진실 앞에서 무력화하고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이화영 씨가 2019년 경기도지사이던 이재명의 방북 대가를 쌍방울이 대신 내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그 당시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후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화영 씨 진술 직후 뒷거래 내막이 의심되는 부부싸움이 벌어지고, 이 전 부지사의 의사에 어긋나는 변호인이 선임되더니 이 전 부지사도 모르는 재판부 기피신청서 등이 그 변호사에 의해 제출됐다가 이화영 씨의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 확인돼 무효화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이 변호사는 과거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태에서 변호인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재명 방탄을 위해 이화영의 입을 막아 모든 책임을 이화영이 뒤집어서 쓰고 가려는 의도로 그 변호를 자임했던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렇다면 그 변호사는 변호사윤리 어긋날 뿐 아니라 형법상 범죄은닉죄에 해당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며 "이 점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영화 아수라에서 안남 시장이 측근을 시켜 증인을 회유하고 협박하는 사실이 오늘 현실에 재현된 것 같다"며 "뉴스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 영화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했다.
그는 "그 영화에선 온갖 악행과 증인 회유, 협박에도 불구하고 진실이 드러나며 등장인물이 모두 파국을 맞았다"며 "권력으로 법치와 정의를 가로막으려는 시도는 한낱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조만간 증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8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가 연 이화영 전 부지사의 42차 공판은 법무법인 덕수 측과 검찰 측의 고성이 오가던 끝에 파행된 바 있다.
이날 재판엔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로부터 해임신고서가 제출된 법무법인 해광 측이 불출석하고, 법무법인 덕수 측이 출석했다. 덕수 측 변호사는 "피고인으로부터 검찰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는 진술을 받았고, 해광 측도 (증거에 대한) 내용을 부인하겠다고 해서 증거 관련 의견을 제시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처음 들었고 읽어보지 못했다. (변호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다음 기일에 그동안 저를 변호해 온 해광 변호사 두 분과 함께 정상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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