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같은 초교서 교사 2명 잇따라 사망' 본격 진상 파악 나선다

입력 2023-08-10 10:03   수정 2023-08-10 10:04


2년 전 같은 초등학교의 20대 교사 2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은 10일 사건 관련 진상 파악 합동 대응반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앞서 2021년 6월과 12월, 경기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 2명이 6개월 간격으로 각각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고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을 계기로 뒤늦게 전해졌다.

당시 학교 측은 두 교사에 대한 사망 경위서에 '단순 추락사'로 교육청에 보고한 탓에 추가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 수사 역시 그대로 종결됐다.

하지만 유족 측은 두 교사 모두 "학부모 민원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교원단체들도 "4∼5년 차인 두 교사가 학생 생활지도 등 담임 업무 부담으로 힘들어했음에도 학교가 이를 방관하거나 학부모 민원 책임을 떠넘겼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축소 보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 9일 경기도교육청은 의정부에 있는 북부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대응반 규모와 구성, 조사 방향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쳤다. 대응반은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과 교원인사과, 의정부교육지원청 감사과와 교육과 등 4개 부서 약 20명 규모로 구성됐다. 사무실은 의정부교육지원청에 설치됐으며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이 총괄한다.

합동 조사반은 유족과 교원단체 등이 문제 제기한 학부모 악성 민원과 학교 축소 보고 여부, 극단적 선택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8일 임태희 경기도교육청 교육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교육자로서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소중한 교육 가족의 명복을 빌며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악성 민원 등 교권 침해와 연관 있다면 응당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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