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조민 씨의 불구속 기소 소식에 "차라리 날 데려가 고문하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여권 인사는 "입으로만 진보 자처하면서 더러운 입시 비리로 특권층 기득권으로 살았다. 그랬으면 잘못을 빌고 입 다물고 조용했어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의 말을 소개하며 "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으로 진짜 남산과 남영동 다녀온 사람들은 당신처럼 말 따로 행동 따로, 입 따로 몸 따로 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목숨 걸고 민주화에 투신했던 그분들은 당신처럼 민주화의 과실만 따 먹으며 껍데기 진보 시늉하지 않는다"면서 "입으로만 진보 자처하면서 더러운 입시 비리로 특권층 기득권으로 살았으면 잘못을 빌고 입 다물고 조용했어야 한다. 조국에게 필요한 건 피해자 코스프레가 아니라 묵언과 반성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창 시절 시경분실 다녀온 저도 민주화 이후 보수진영에 몸담고 있지만, 아닌 건 아니라고, 잘못된 건 잘못된 거라고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은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가지도 않은 남영동 남산 운운하며 '차라리 고문해달라'는 당신의 가증스러운 궤변은, 본인의 범죄혐의 수사를 '국가폭력' 운운하는 이재명 대표와, 돈봉투 사건에 대해 '나부터 구속하라'고 허공에 외치는 송영길 대표와 어찌 그리도 닮았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23년 대한민국의 인권지향적 사법 시스템에서 고문이니 국가폭력이니 구속 탄압이니 하는 주장은, 본인의 죄를 덮기 위해 오래전 독재 시대 기억을 소환해내는 최후의 발악일 뿐이다"라며 "마음 같아서는 고문하고 싶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 고문은 불가능하다. 고문 걱정 말고 '슬기로운 감방생활' 준비나 잘하라"고 비아냥거렸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차라리 옛날처럼, 나를 남산이나 남영동에 끌고 가서 고문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일각에서는 개인 비리를 마치 민주화운동인 것처럼 포장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김민아 부장검사)는 조 씨를 허위작성공문서행사·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실관계에 따르면 조민 씨의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고, 단순 수혜자가 아니라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현재도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공범에 대한 재판이 일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법과 원칙에 따라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맞는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조 씨는 "검찰 기소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며 "재판에 성실히 참석하고 제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겸허히 책임지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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