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체류시간 늘려라"…네이버·카카오 '초강수' [정지은의 산업노트]

입력 2023-08-12 09:00   수정 2023-08-18 09:47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려라.”

국내 대표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에 떨어진 지상과제다.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한 방’이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카톡, 오픈채팅 앞세워 개편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3.6% 감소한 1135억원에 그쳤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오픈채팅을 주력으로 내세워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광고 매출 성장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3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은 현실적으로 이용자 활동성이 늘어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관심사를 기반으로 비(非)지인들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활동성을 높이는 오픈채팅 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하반기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이용자 관심사에 맞는 채팅방 추천 기능을 도입해 한층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오픈채팅방을 기반으로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와 광고를 추천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5월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 오픈채팅을 별도 신설한 데 이은 추가 개편이다. 오픈채팅 탭은 매일 1000만 명 이상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 대표는 “오픈채팅방을 구독하거나 광고를 넣어 방장과 수익을 배분하는 모델도 시범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친구 탭도 올 3분기 일상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에게만 공유하고 24시간 이후 사라지는 ‘펑’ 기능을 도입해 소셜인터랙션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용자들에게 지리적으로 가까운 단골 매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혜택과 유용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로컬 서비스’도 출시한다.

이 같은 개편으로 카카오톡 DAU(일간활성이용자)를 늘리겠다는 게 홍 대표의 목표다. 카카오톡 친구 탭의 DAU는 지난해 말 2200만 명에서 올 2분기 말 3000만 명으로 늘었다. 홍 대표는 “하반기에 다양한 개편을 통해 연말까지 DAU 4000만 명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광고 매출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또 10월 이후에는 생성형 AI 코GPT2.0을 선보인 뒤 카카오톡 비즈니스 서비스에도 접목할 계획이다. 배달, 여행, 숙박 관련 지원이나 상담 예약 등이 필요한 거래형 서비스에서 AI를 활용하는 식이다.
네이버는 숏폼 플랫폼 변신
네이버는 하반기에 앱 첫 화면에 짧은 영상인 ‘숏폼’(15초~1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을 배치하는 개편을 추진 중이다. 오는 16일부터 앱 개편과 관련한 AB테스트(두 가지 시안 시험·대조)를 시작한다.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편의성, 안정성을 점검한 뒤 최종 개편안을 확정 및 적용하기로 했다.

개편 방향의 핵심은 숏폼과 초개인화 서비스 확대다. 앱을 켜자마자 원하는 서비스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탭을 △홈 △콘텐츠 △쇼핑 △클립 등 네 가지로 재구성했다. 이 중 클립탭과 홈탭에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한 것이 두드러진 변화다.


클립은 네이버가 검색, 쇼핑, 블로그 등에 흩어져 있던 숏폼 서비스를 통합해 만든 새로운 숏폼 서비스 채널이다. 이곳에선 네이버 AI 추천 시스템을 통해 패션, 뷰티, 여행, 스포츠, 음식, 문화 등 취향에 맞는 숏폼을 즐길 수 있다.

숏폼 연계 서비스도 기획 중이다. 예컨대 숏폼에 태그한 장소에 대한 리뷰를 ‘스마트플레이스’에서 바로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다. 숏폼에 나온 상품을 눌러 스마트스토어로 넘어가 구매하거나 블로그 리뷰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홈탭에는 AI 기반의 개인별 콘텐츠 추천 서비스인 ‘홈피드’가 들어간다.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가 사용자의 관심사를 분석해 블로그, 네이버TV, 카페에 올라온 콘텐츠를 골라 추천해준다. 네이버는 오는 24일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하이퍼클로바X를 차세대 검색·쇼핑서비스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생성형 AI로 통합검색, 구매, 예약, 결제 등을 모두 경험하는 종합 플랫폼의 강점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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