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금으로 임금을 지원하는 직접일자리 사업이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은 사업을 다수 포함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 교육이나 자격이 필요한 일자리까지도 직접일자리 사업에 편입하는 바람에 ‘참여 1순위’가 돼야 할 취약계층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2년도 회계연도 결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직접일자리 42개 사업 중 12개가 취업취약계층 참여 목표 비율을 달성하지 못했다. 직접일자리 사업은 고령자,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통상적인 조건에서 취업이 곤란한 취업취약 계층을 민간에 취업시킬 목적으로 한시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제공하는 사업이다. 취약계층 보호라는 사업 취지에 따라 정부는 직접일자리 사업을 평가할 때 ‘취업취약계층 참여 목표 비율’ 달성 여부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매장문화재 보호 및 관리지원’ 일자리는 유물을 보존하고 매장 문화재의 발굴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업무 특성상 지원 요건으로 ‘고고학 분야 학사 전공 취득자’를 우대 조건으로 하다 보니 지난해 취업취약계층 채용 비율 달성률은 15.5%로 목표 비율 46.8%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직접일자리 사업에는 105만8000개 일자리를 대상으로 3조2079억원의 본예산이 투입됐다. 올해도 98만3000개를 대상으로 3조1177억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지난 1월 ‘5차 고용정책 기본계획’ 발표를 통해 “그간 일자리정책은 정부 주도의 직접일자리와 장려금 지급에 치중했다”며 “일자리사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 직접일자리 사업은 우선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올려야 한다. 취약계층에는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직업훈련과 민간 분야 취업을 돕는 고용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드론 조종 자격증을 보유한 취약계층을 찾아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취약계층이 자격증을 따서 민간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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