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시각장애인 언어학자 호리코시 요시하루는 2011년 1월부터 8년여간 ‘점자 마이니치’에 연재한 글을 골라 책 <귀로 보고 손으로 읽으면>으로 엮었다.
점자 마이니치는 마이니치신문에서 발간하는 점자 주간 신문이다. 호리코시는 두 살 무렵에 시력을 잃었는데, 본다는 것을 텔레파시나 염력 같은 초능력처럼 여긴다. 저자에게 장애란 결핍이 아니라 차이일 뿐이다.
에세이지만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익숙한 풍경과 방식이어도 다른 각도에서 장애를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하고 배려와 보호의 대상으로만 그려지는 장애인의 고용과 같은 사회적 정책까지 다양하게 다룬다. 소통 없이 형성된 기계적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를 마주했을 때의 난처함도 토로한다.
100년 이상 된 점자 신문을 발행하고 있을 만큼 장애에 대한 인식이 앞서 있는 일본에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을 담고 있다.
이금아 기자 shinebij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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