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46% 올려달라니"…GM·포드, 노조에 발목

입력 2023-08-11 19:03   수정 2023-09-11 00:0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인건비가 노동조합의 임금 인상 요구로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 때문에 미국 증시에서 10일(현지시간) 두 회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GM 주가는 전날보다 5.78% 떨어진 34.16달러에 장을 마쳤다. 하루 하락폭으로는 8개월 만에 최대다. 포드 주가는 4.45%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S&P500 기업 가운데 GM은 두 번째, 포드는 네 번째로 큰 낙폭을 보였다. GM, 포드와 함께 미국의 3대 자동차 기업으로 꼽히는 스텔란티스 주가도 1.78% 떨어졌다.

미국자동차노조(UAW)는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임금 및 복지를 대폭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UAW는 이번 협상에서 근로자의 임금을 기존보다 46% 인상하고 주 근로 시간은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단축하는 안을 내놨다. 기존 연금 복원 및 생활비 인상, 퇴직자 복리후생 개선 등을 요구사항에 넣었다.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의 노조 소속 근로자는 약 15만 명이다.

블룸버그는 노조 요구에 따른 자동차기업의 비용 추정치를 계산한 결과 인건비로 각각 800억달러(약 105조2000억원)를 추가 부담해야 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 “자동차 회사들의 이익을 고갈시키고 미래를 위협할 만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데이비드 위스턴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이번 협상은 요구사항이나 요구 방식 모두 정상적이지 않다”며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월스트리트 특성상 GM과 포드 주가가 당분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숀 페일 UAW 회장은 GM, 포드, 스텔란티스의 근로자들이 10년 전 불황을 극복하고 기록적인 회사 수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임금과 복리후생 수준이 높은 데다 전기차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만큼 임금을 대폭 인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글로벌 물류업체가 트럭 운전자 노동조합인 팀스터스와 노조에 크게 유리한 노사 계약을 맺은 이후 미국 내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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