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육상 방위산업 부문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확대한 해상 부문에 이어 항공업 진출에도 성공할 경우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에선 한화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하면 시너지와 재무 여력을 고려할 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화그룹은 2017년 LCC 에어로케이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면서 항공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지만 에어로케이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하지 못해 무위로 돌아갔다.
이번 인수전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 3월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인적분할해 독립한 뒤부터 직속 조직으로 인수합병(M&A)을 담당하는 전략투자팀을 꾸려 운영해왔다.
그간 업계에서는 승계 과정에서 형제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김 본부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대형 M&A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화그룹은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태양광과 방산,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 삼남인 김 본부장이 유통을 맡는 방향으로 구도를 정했다. 김 본부장이 맡는 유통 분야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항공업을 더하면 균형이 맞춰진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플라이강원 인수 주체로 한화갤러리아가 등판한 배경이다.
한화그룹 재무 여력을 고려할 때 플라이강원 인수 부담은 크지 않다. 인수 대금은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인수 이후 운영 정상화를 위해 항공기 리스료 등으로 최소 500억원을 추가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0억원이면 플라이강원을 인수해 정상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플라이강원 이후 중대형 항공사를 추가 인수해 덩치를 키우면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에도 무시할 수 없는 고객이 되는 만큼 한화에서 생산하는 부품을 제조사들에 공급하는 데도 협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목은 재매각 절차가 유력한 아시아나항공에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경쟁당국이 독점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업결합을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9년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 처음 돌입했을 때부터 후보군으로 꼽혔다. 최종적으론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지만 태스크포스를 꾸려 인수를 위한 재무·법률적 검토를 충분히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화그룹이 플라이강원을 인수하기까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매각 절차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공개입찰 과정에 한화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경쟁 상대가 등장할 수 있다.
한화그룹이 최종적으로 인수 의사를 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본부장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자금 투입에 대한 부담 등으로 최종 단계에서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차준호/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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