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차량 돌진 및 무차별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이 구치소에서 반성문을 쓰겠다고 밝힌 가운데, 피해자 유족이 직접 나서 심정을 밝혔다.
최원종이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60대 여성의 유족은 고인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며, 가해자 말고 피해자에게 주목해달라고 호소했다.
12일 KBS 보도에 따르면 고(故) 이희남 씨의 남편은 "제 아내가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거 보고 내가 완전히 미쳐버렸다"며 "(아내는)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제 첫사랑"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 씨는 사고 당일 남편과 손을 잡고 외식하러 가다 참변을 당했다. 이 씨는 인도 안쪽에서, 남편은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걸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이때, 최원종이 탑승한 차량이 갑자기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와 인도를 넘어오더니 이 씨를 들이받았다.
이 씨는 이번 사건의 '최초 피해자'였다. 사고 이후 이 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고, 나흘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지난 6일 오전 2시께 끝내 숨을 거뒀다.
이 씨의 사위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주목받는 현실을 납득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건 저는 정말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걸로 인해서 피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유족은 한목소리로 최원종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앞서 또 다른 피해자인 20대 여성은 연명 치료 중인 상태로 전해졌다. 이 여성의 6일간 병원비만 130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11일 한동훈 장관이 "입원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일선 검찰청과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경제적 지원 심의회 특별결의'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피해자 지원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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