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많아진다" 반발…주호민 아들 전학 이유 있었다

입력 2023-08-13 21:59   수정 2023-08-13 22:14


주호민 웹툰 작가가 아들의 전학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주 작가 아들이 다니던 초등학교에 특수학급 증설이 추진되자 비장애인 학부모들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13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 경기도교육청에 주씨 아들이 다니던 A 초등학교에 특수학급을 증설해달라고 제안했다. A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주씨 아들을 정서적 학대한 혐의로 직위 해제되자 내놓은 방안 중 하나였다.

해당 초등학교는 당시 법으로 정한 장애아동 재학생 수가 초과했고, 의무적으로 학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경기도교육청은 법률 검토 후 해당 초등학교가 증설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부모연대와 주씨 측에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반을 늘리고 이를 위해 교사를 채용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러나 특수학급 증설이 알려진 후 비장애인 학부모들은 조직적인 반대에 나섰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소식을 접한 A 초등학교 비장애인 학부모들은 "맞춤반(특수학급) 증설 시 근교의 맞춤반 아이들이 입학하거나 전학할 것"이라며 "법이라는 잣대의 피해자는 187명의 (비장애인) 학생들"이라고 주장했다.

특수학급을 늘리면 법정 수용 가능 인원이 12명으로 늘어 장애인 아동들이 학교에 많아진다는 것도 반대의 이유였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특수학급 증설 반대 활동을 펼쳤다. '학급 증설 반대 간담회'를 열거나 학교 정문 앞에서 서명받는 등 조직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비장애인 학부모의 반대가 거세지자 A 초등학교의 특수학급 증설은 주춤하기 시작했다. 당시 교감은 특수학급 증설은 장애인 부모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공동체가 모두 합의해야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결국 주씨 아들이 다른 초등학교로 전학 가면서 A 학교의 특수학급 증설은 무산됐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법적 요건이 충족돼 증설을 추진했었으나 주 작가 자녀가 전학 가면서 인원이 줄어 무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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