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제 “대회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도 자기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며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비켜나갔다. 대회 유치 3년이 지나서야 조직위가 출범했고, 대회 1년을 앞둔 지난해 8월 기반시설 공정률이 37%에 불과했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책임을 현 정부·여당에만 떠넘기고 있다. 안방 잔치를 엉망으로 만든 전북지사는 대회 집행위원장인데도 “지금껏 전북은 개최지로서 짊어져야 할 짐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딴소리를 하고 있다.
정부·여당도 야당과 전 정부를 향해 책임을 돌리기보다 먼저 “내 탓이오!”라고 하는 것이 도리다. 집권 1년3개월이면 전임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폭염·침수 등 안전대책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지 않았나. 상호 비난보다 자성이 먼저라야 한다. 그래야 감사원 감사든 검찰 수사든 국회 국정조사든 성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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