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등 미래차 관련 기업 경영진의 올 상반기 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기업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고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 자동차 부품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증가한 영향이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에선 최고위 경영진의 보수가 감소한 가운데 빅데이터, 이미지센서 등 분야에서 성과를 낸 임원들이 사장급을 뛰어넘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주완 사장의 보수도 15억6100만원으로 전년 동기(10억원) 대비 50% 이상 뛰었다. 세계적인 소비 둔화에도 지난해 영업이익 3조5501억원을 달성한 점과 미래 사업으로 꼽히는 전장 분야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계열 배터리업체인 삼성SDI 최윤호 사장의 보수(7억1900만원)도 전년 동기(5억8700만원) 대비 22.5%% 증가했다.
주요 전문경영인 중에선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50억500만원(SK스퀘어 포함),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6억700만원을 수령했다.
퇴직금을 포함해 가장 많은 상반기 보수를 가져간 경영자는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다. 급여 2억5000만원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 94억3200만원 등 96억8300만원을 수령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고문은 퇴직금을 포함해 71억7900만원을 받았다.
눈에 띄는 점은 상반기에 CEO, 사업부장보다 보수를 많이 받은 임원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DX부문장 직속 빅데이터센터장을 맡고 있는 장우승 부사장이다. 미국 아마존 출신으로 약 4년 전 삼성전자에 합류한 장 부사장은 상반기 삼성전자 임원 중 가장 많은 28억1400만원을 받았다. MX사업부의 최강석 부사장, 한지니 부사장도 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46억200만원을 가져갔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이날 종가 기준 136억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 상반기에도 급여와 상여금을 받지 않았다.
황정수/이승우/김형규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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