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사장이 사장급보다 더 벌었다"…상반기 보수 28억

입력 2023-08-14 17:31   수정 2023-08-14 17:59


전기차 배터리,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등 미래차 관련 기업 경영진들의 올 상반기 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기업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고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 자동차 부품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증가한 영향이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에선 최고위 경영진들의 보수가 감소한 가운데 빅데이터, 이미지센서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낸 임원들이 사장급을 뛰어 넘은 성과급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너 경영인 중에선 박정원 두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태수 GS 회장 등이 40억원 넘는 보수를 받았다.
LG 계열사 CEO 보수 크게 늘어
16일 국내 상장사들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올 상반기에 35억27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보수(26억4300만원) 대비 33.4% 급증했다. 상여급이 26억700만원으로 급여(9억2000만원)의 3배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배터리 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LG전자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조주완 사장의 상반기 보수도 15억6100만원으로 전년 동기(10억원) 대비 50% 이상 뛰었다. 세계적인 소비 둔화에도 지난해 영업이익 3조5501억원을 달성한 점과 미래 사업으로 꼽히는 전장 분야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계열 배터리업체 삼성SDI의 최윤호 사장 보수(7억1900만원)도 전년 동기(5억8700만원)대비 22.5%% 증가했다.

주요 전문경영인 중에선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상반기에 50억500만원(SK스퀘어 포함),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26억700만원을 수령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고문은 퇴직금 포함 71억7900만원을 받았다.
빅데이터 전문가 장우승 부사장 28억
삼성전자 CEO들을 보면 완제품을 책임지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이 11억8600만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이 9억5400만원을 받았다. 두 CEO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보수가 42.7%, 3.6% 줄었다.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도 2022년 상반기(17억2300만원) 대비 47.4% 급감한 9억500만원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눈에 띄는 점은 올 상반기에 CEO, 사업부장보다 보수를 많이 받은 임원들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DX부문장 직속 빅데이터센터장을 맡고 있는 장우승 부사장이다. 미국 아마존 출신으로 약 4년 전 삼성전자에 합류한 장 부사장은 올 상반기 삼성전자 임원 중 가장 많은 28억1400만원을 지급 받았다. 구글에서 건너온 임근휘 빅데이터센터 부사장도 15억7500만원을 수령했다. 삼성전자는 "빅데이터 인프라 강화, 온라인 사업 확대 지원 등에 따라 대표이사가 인센티브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MX사업부의 최강석 부사장, 한지니 부사장도 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다. 최 부사장은 기업간거래(B2B)사업, 한 부사장은 디지털 서비스 사업에서 성과를 낸 점이 인정 받았다. DS부문에선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전문가 이해창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 부사장이 18억8100만원을 받았다.
두산 박정원, 한화 김승연 등 50억 이상 수령
오너 경영인 중에선 박정원 두산 회장의 상반기 보수가 67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49억2800만원) 대비 37.5% 늘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54억100만원, 올해 처음 공개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46억200만원을 가져갔다. 허태수 GS 회장의 상반기 보수가 40억4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 상반기에도 급여와 상여급을 받지 않았다.

이 밖에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최고창작책임자(COO)가 17억6900만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12억4800만원을 상반기에 수령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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