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이어지는 수주 낭보…조선·기자재주 힘찬 '뱃고동'

입력 2023-08-15 16:14   수정 2023-08-15 16:16


올해 하반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낭보가 이어지면서 조선주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주들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조선업 호황으로 조선 기자재주들도 강세다.
수주 낭보에 조선주 ‘뱃고동’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ANARO Fn조선해운’은 6월 말 이후 지난 10일까지 9.4%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조선주 ETF인 ‘KODEX K-친환경선박액티브’도 같은 기간 8.4%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45%)을 앞섰다.

개별 조선주로 보면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들어 지난 10일까지 주가가 37.4%, 현대미포조선은 10.6%, STX중공업은 64.9% 각각 올랐다. HD한국조선해양(2.49%), 한화오션(23.2%) 등 다른 주요 조선주들 역시 하반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강세는 조선사들의 수주 낭보가 이어지거 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3일 아프리카 선사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두 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수주 금액은 약 6790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19조7693억원을 수주해 연간 목표 20조3927억원의 96.9%를 달성했다.

한화오션도 지난달 31일 LNG 운반선 한 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건조 계약 금액은 약 3300억원이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후 처음으로 체결한 건조 계약이다.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17일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 3조9593억원어치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올해 수주 목표액(12조4260억원)의 66%를 잠정 달성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 인도량(CGT) 대비 글로벌 조선사 수주 잔액은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전반에 걸쳐서 2026년까지 잔여 슬롯(건조공간)이 대부분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기자재주도 동반 상승
새로 만든 선박의 가격인 신조선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도 조선주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 28일 기준 172.4로 연초 이후 6.5% 상승했다. 조선업계가 초호황기였던 2008년 5월(191.5)과 비교하면 약 90% 수준에 달한 것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높은 수준의 신조선가가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이라며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메탄올 D/F 추진선 발주 계획이 발표되면서 조선주 주가 상승 동력에 힘을 싣고 있다”고 했다.

조선 기자재주도 수혜를 보고 있다. 선박용 디젤엔진 업체인 HSD엔진은 6월 말 이후 지난 10일까지 10.77% 상승했고, LNG운반선의 보랭재를 만드는 한국카본은 29.36% 뛰었다. 조선 블록·발전기 업체인 메디콕스도 같은 기간 34.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수주 호황이 이어지면서 조선 및 조선 기자재주의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LNG선 및 친환경 연료 추진선 등이 계속 발주되고 있어 기자재업체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선가가 오르는 가운데 2024년 탱커 발주가 본격화하면 실적 개선 사이클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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