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의 중심가인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상징하는 ‘돌진하는 황소상’ 앞에 뉴욕시장이 한인 청소년들과 함께 태극기를 게양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한인 청년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가 광복 78주년을 맞아 맨해튼 볼링그린파크에서 개최한 태극기 게양식에 참석했다.
애덤스 시장은 연설을 통해 뉴욕 내 한인들의 위상과 영향력 등을 언급하면서 “뉴욕은 미국의 서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덤스 시장은 이날 태극기 게양에 대해 “세계의 금융 수도인 맨해튼, 특히 볼링그린파크에 국기를 게양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전 세계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돌진하는 황소상이 있는 볼링그린파크는 1783년 조지 워싱턴 장군이 이끄는 미국 독립군이 뉴욕에서 영국 군대를 몰아낸 뒤 별이 13개 그려진 최초의 미국 국기를 게양한 곳이다.
브라이언 전 AAYC 대표(뉴욕 한인회 수석부회장)는 “한국이 78년 전 광복한 이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미국과의 동맹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양국 간의 우의를 강조했다.
AAYC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황소상 앞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AAYC는 미국 경제인뿐 아니라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월스트리트에서 광복절을 알리자는 취지로 태극기 게양을 추진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의환 주뉴욕 총영사와 이창헌 뉴저지 한인회장도 참석했다.
2017년 뉴저지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계 학생에 대한 교사의 인종차별 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결성된 AAYC는 2021년 뉴저지주(州)를 설득해 미국 50개 주 중에서 최초로 한복의 날을 선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뉴욕 메츠의 홈구장인 시티필드에서는 메츠와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경기에 앞서 ‘2023 한국의 밤’ 행사가 열렸다. 메츠 구단은 다양한 한인 구성원들과 함께 올해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해 6·25 참전용사들도 초청했다.
한복을 입은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이 미국 국가를 합창하는 동안 경기장 한가운데선 대한민국해군동지회 미동부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성조기 옆에 태극기를 나란히 들고 서 한국의 밤 행사의 의미를 돋보이게 했다. 한인 2세인 케빈 김 뉴욕시 스몰비즈니스서비스국(SBS) 커미셔너와 뉴욕대를 졸업한 배우 이서진 씨가 경기 전 시구를 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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