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공인중개사…'깡통임대' 알면서도 세입자 소개

입력 2023-08-15 18:13   수정 2023-08-23 20:39

분양업체 및 바지 임대인 등과 공모해 깡통전세(전세보증금이 매매가 초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전세 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인중개사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22일~7월 31일 ‘전세 사기 의심 공인중개사 2차 특별점검’을 전국 시·군·구에서 40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85명(19%)의 위반행위 824건을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중 75건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자격 취소(1건), 등록 취소(6건), 업무정지(96건), 과태료 부과(175건) 등 행정처분 278건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1차 점검(2월 27일~5월 17일) 때는 99명의 위반행위 108건을 적발해 수사 의뢰(53건), 행정처분(55건) 등을 조치했다.

공인중개사 A씨는 중개 물건 중 상당수가 전세 계약 후 주택 소유자가 변경되는 등 전형적인 깡통 매물 전세 사기 수법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 계약 후 변경된 소유자는 다른 지역에서도 전세 사기에 다수 연루된 바지 임대인이었다.

국토부는 A씨가 2019~2020년 중개한 물건 17건(보증금 35억원 상당)에서 보증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A씨에게 중개 대상물 표시·광고 기재 사항 누락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고 전세 사기 가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내에 없는 공인중개사 명의로 중개보조원이 중개 업무를 한 사례도 있었다. 국토부는 출입국 기록과 계약서 대조 결과 공인중개사 B씨가 베트남 등 해외 체류 중 체결된 계약을 다수 발견했다. 자격증이 없는 중개보조원 C씨가 계약서 18건에 서명한 사실을 확인했다.

미신고 중개보조원이 유튜브 채널에 분양 매매 전세 등에 관한 광고성 동영상을 올리는 등 정식 중개업자 행세를 한 경우도 여럿 적발됐다. 미신고 중개보조원 D씨는 무자격자임에도 동영상에 ‘O팀장’이라는 이름으로 ‘전세 또는 매매 가능’ ‘다양한 대출 상담 가능’ 등의 문구를 기재했다가 현장 방문에서 적발됐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불법행위에 연루된 공인중개사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며 “안전한 중개 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인중개사 관련 제도 개선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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